김영우 전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지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동대문 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이 '채상병 특검법'을 거부권 차원으로만 대응하면 대통령 탄핵을 포함해 임기를 단축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에 말려 핵폭탄급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우 전 의원은 지난 3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만 대처하는 것은 순진한 대응이라며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영우 전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은 탄핵을 포함해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시도다. 채상병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임기단축 카드"라며 "그런데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거 입법 폭주다'라고 해서 거부권 쪽으로 가는데 이해는 하지만 단순히 거부권 행사로 문제에 대응하거나 해결하려는 생각은 순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국민 설명이든 아니면 수정 법안을 빨리 만들어서 22대 국회 시작 전에 대비해야 한다. 22대 국회 들어가면 야권 뿐만 아니라 여권 내 반윤 기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굉장히 괴롭힐 것"이라며 "입법 폭주라는 단순한 논리로 대응하는 것은 정무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또 김 전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과 해당 사건은) 정치적으로 봤을 때 국민들의 정서를 움직일만한 요소들이 다 들어가 있다"며 "젊은 군인의 사망,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자료 회수, 수사단장의 항명죄 재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등 누가 봐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일들이 벌어졌다면 단순히 그냥 입법 폭주라고 할 것은 아니다. '특검법이 뭐가 잘못됐다. 이건 수정하자'와 용산 차원에서 사실에 대한 설명이 좀 나와줘야 한다. 그냥 거부권으로만 가면 22대 국회의 핵폭탄이 된다"고 설명했다.

"총선 이후 용산 실망스럽고 민주당은 승리 도취"

김영우 전 의원은 총선 이후 여당과 대통령실은 실망스럽고 더불어민주당은 승리에 도취됐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이 총선백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성역없이 평가를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잘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김 전 의원은 "총선에 뛰어들었던 당사자들인데 진정한 백서라면 정말 객관적으로 나와야 한다. 전문가 집단이 제대로 분석해서 평가도 해야 미래 비전도 나오는거지 총선에 뛰어든 정치인이 어떻게 솔직하게 얘기하겠느냐"며 "오히려 각자 반성문 쓰고 그 다음에 왜 졌는지 그리고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가들과 토론도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건 반성문이고 반성문이 여러 개 모이면 그게 가장 좋은 백서다. 지금 방식으로는 객관적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김 전 의원은 "용산 대통령실도 책임이 크고 당에서도 부족한 점이 있다. 각자 반성문을 제대로 쓰고 민심을 잘 담아낸다면 야당도 자아도취돼서 막 밀어붙이고 이렇게 못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총선 패배에 대한 담화가 아닌 발언이 있었는데 그 정도로 국민들 마음을 얻기 어렵다. 국민 시각에서 봤을 때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은 지금 선거에는 이겼지만 벼랑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언젠가는 절벽을 맞이할 것"이라며 "원내대표를 추대하고 새로 선임된 원내대표가 법사위, 운영위 다 가져오겠다고 하고 당 대표는 대통령 앞에서 15분 일장 연설을 한다. 오래가기 힘든 정당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기대하기 어려웠던 영수회담, 지금은 협치 아닌 전쟁국면"

김 전 의원은 영수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 전 의원은 "애는 썼지만 큰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남이었다. 대통령은 만나준거고 야당은 '내가 야권의 1인자고 차기 대권주자'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양쪽이 하고 싶은대로 한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이 교섭단체 연설처럼 하던데 '정말 승리에 도취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수회담한 건 잘했지만 이런 식의 포맷은 진정한 소통이 어렵다. 그냥 할 얘기한거고 한 번 만나준 것 의미일 뿐"이라며 "3명씩 배석을 해서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 같더라. 그리고 만나고 나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면 협치, 합치와 거리가 멀다. 지금은 전쟁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또 야권이 정부와 여당에 대해 총공세를 벌일 태세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다음달 이화영 경기부지사 1심 선고공판이 열릴 예정이어서 이재명 대표도 급하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대법원 판결 나온 것이 있어서 야권이 뭉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국민 여론도 높다"며 "여러 중요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용산에서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김 전 의원은 "박찬대 민주당 워너내대표는 법사위, 운영위 다 가져오겠다는 얘기를 처음부터 하는데 몰상식한 원내대표의 모습이다. 원내대표라면 상대 원내대표와 협치를 통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자아도취, 정부와 여당은 인지장애가 있다"며 "22대 국회는 21대보다 훨씬 더 정글의 법칙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