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정리 서경선 기자]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9일 오후 폴리뉴스 본사에서 2024년 5월 두 번째 정국진단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9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평가하고 향후 정국을 전망했다.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631일 만에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참패했습니다.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은 108석을 얻었습니다. 총선 이후에 모든 여론조사와 민심에서 국정심판론, 윤석열 정부의 2년 간의 국정운영 실패가 총선 참패를 가져왔다고 모두들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지난달 2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집권 이후 첫 영수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5월 9일 기자회견에 온 국민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과연 윤 대통령이 총선 민심을 받아서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나', '국민들에게 반성, 사과와 함께 국정 쇄신의 새 깃발을 드는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는 여야가 없고, 세대가 없고, 지역이 없었다고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25분간의 국민 보고를 하고, 75분간에 걸쳐서 질의응답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먼저 오전 10시부터 25분간 2층 집무실에서 국민 보고를 하였습니다. 집무실 의자에 앉아 지난 2년간 국정운영과 성과를 설명한 뒤 앞으로 3년 동안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국정운영 실패에 대해 국민들에게 반성, 사과하고 국정을 쇄신하겠다는 기운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혹시나 하면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기다렸습니다.

김 여사 의혹 사과에도 특검 거부... 채상병 특검법도 거부

김 여사 의혹에 대해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사과를 했습니다. "제 아내의 현명하지 않은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친 부분에 대해서 사과한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법은 정치공세로 규정했습니다. 나아가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도이치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 김건희 특검법이죠.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을 거부권을 행사해서 무산시켰습니다.

이 특검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 정부, 문재인 정부입니다. 2년 반 정도 사실은 저를 타깃으로 해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정말 치열하게 수사를 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건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면서 “어떤 면에서 정치공세, 정치행위 아닌가.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윤 대통령에게 기대감을 갖고 기자회견을 듣던 분들은 당혹스러웠습니다.

또 국민의 67%가 21대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고 발동되기를 원했던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습니다. 국민의힘 주장과 똑같은 이야기를 했죠.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수사 당국에서 국민 여러분께 상세하게 수사 경과와 결과를 잘 설명할 것이다. 그걸 보고 만약 국민들께서 이건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면 그때는 제가 특검을 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했습니다.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나왔던 조건부 수용론이 바로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조선일보 어제 자 칼럼은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의혹을 해명하겠다, 국민들이 잘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걸 자기가 잘 설명하겠다는 식으로 기자회견이 진행되면 완전히 망하는 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조선일보의 우려대로 바로 국민에게 의혹을 해명하겠다라는 식으로 진행됐다고 봅니다.

여러분이 언론 보도를 통해서 잘 아는 지난 여야 영수회담 때 밀사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밀사 논란을 보면서 온 국민, 특히 보수 세력이 굉장히 당혹했죠. 이재명 당대표를 만나지 못한 것은, 여야 영수회담을 못한 것은 강경 세력과 참모들이 반대해서 못했다. 앞으로 이재명 당대표가 대선으로 가는 길에 문제가 되는 사람들은 자기가 잘 정리하겠다. 이게 그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총리를 추천해 달라. 같이 자주 만나고 골프도 치자. 정말 귀가 번쩍 트이는,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협치를 넘어서 이건 국정을 함께 꾸려 나가자는 그런 제안이나 마찬가지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실제 영수회담은 거의 성과가 없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뭐라도 영수회담의 성과를 내세우고 싶었지만 그걸 못하고 "협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거라도 의미를 둔다”, 이렇게 말했죠.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정 기조 전환 없어... ‘부자 감세’ 등 지속 추진 의지 밝혀

윤 대통령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또다시 지난 2년간의 국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지난 2년 시급한 민생 정치에 힘을 쏟으며 우리 사회 개혁에 매진해 왔다.”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국민 여러분의 삶을 바꾸는 데는 저의 힘과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 “세계적인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상황에서 민생 어려움을 다 해결하지 못했고, 정책의 속도도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하면서도 국정 기조는 옳았다고, 그래서 어떤 언론에서는 '고집불통 대통령이다'고 보도했습니다.

부자 감세 등 논란이 많았던 부동산·주식 등 자산소득 감세 기조에 대해 기존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고소득자 세금 감면과 대기업 비과세 혜택 등 이른바 부자 감세로 작년 세수 결손이 사상 최대치인 56조 4,000억을 기록했고, 소득 양극화는 더욱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지만 향후 입법 과정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부자 감세에 반대하는 야당과의 갈등은 불가피한 전망입니다.

야당은 협치를 원합니다. 협치를 넘어서서 국정운영의 책임도 같이 지겠다는 태세를 보입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집권여당으로 180석을 얻은 민주당이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내로남불, 부동산 정책 등의 난조 등으로 인해서 정권교체를 당한 민주당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범야권 192석을 얻었지만 민주당은 협치의 모습 속에서 국민만 보고 민생을 위해서 일해나가는 모습을 누구보다도 보이고 싶을 겁니다.

거야 강공으로 정국 급랭... 민심 이반 가속화로 국정 위기 고조될 듯

그런데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거기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민주당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 기자회견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민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몹시 실망스러운 기자회견이다. ‘여전히 난 잘했는데 소통이 부족했다’라고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하나마나 한 기자회견이다. 갑갑하고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정국이 급냉할 것으로 전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아마 5월 말, 28일로 예측되는데요. 재의결 절차에 들어갈 겁니다. 재의결되려면 국민의힘에서 18명 이탈이 필요합니다.

민주당은 5월 임시국회에서 통과 못할 경우 22대 국회에서 쌍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주장합니다. 금투세 폐지 반대,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 관철 등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거기에다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를 중심으로 한 '검수완박 시즌2'까지 예상됩니다.

급기야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까지 암시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분노가 임계치까지 끓어오를 것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자는 국민이고, 일정 기간 맡긴 권한에 대해 인내하겠지만 계속해서 퇴행이 이루어져 임계치 순간이 되면 분명 국민이 명령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3년이 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호남에서는 3개월도 너무 길다고 이야기한답니다.

민심 이탈이 가속화돼 급기야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하고 국정 파탄이 될까 매우 염려스럽습니다.

총선 민심은 윤 대통령에게 불통과 독선을 반성하고 국정 기조 전환을 명령하며,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총선 참패 이전이나 이후나 변하지 않는 윤 대통령 모습에 멀지 않아 분노한 민심이 폭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역사가 증명합니다.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분이 윤석열 대통령 아닙니까? “칼로써 흥한 자는 칼로써 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검찰공화국 대통령이 검찰로 인해 망하게 되는 그런 우를 범할까 심히 두렵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9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긴급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레드팀,,, 민주당은 대안수권정당으로 변모해야

총선에서 국민의 바다에서 누구보다도 민심을 직접 겪어온 분들이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고 낙선자들일 겁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분노하는 민심을 과감하게 전달하는 레드팀이 되어야 합니다. 수평적 당정 관계로 윤 대통령을 변화시켜야만 국민의힘도 살아남는 길이 될 것입니다.

오늘 국민의힘 당선자 108명 중에서 102명이 참석해서 70명의 지지를 받아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었습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대통령에게 쓴소리 하는 레드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길 기대합니다. 본인이 윤석열 정부 경제부총리를 하고, 대구 출신 국회의원이지만 집권여당이 어떻게 가야 살아남고,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 것입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민심을 알고, 민생을 알고, 대통령한테 쓴소리 할 수 있는 그런 민심 전달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만약에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레드팀 역할을 못하고 민심 이반을 계속 자초한다면 어느 순간에는 이전에 새누리당이 끝간데 없이 추락해서 기사회생이 불가능한 지점까지 갔듯이 국민의힘도 어떤 처지에 놓일 줄 모릅니다.

어느 순간에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상호 결별할 시점이 올 겁니다. 그 결별의 시점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결별이 돼야지 함께 망하는 그런 결별이 되면 그거는 나라가 망하는 길입니다.

민주당은 한편으로 대통령의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다른 한편으로 민심에 따라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이 믿고 기댈 수 있는 그러한 대안 수권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재명 당대표의 역할이 누구보다도, 어느 시점보다도 중요합니다.

국민이 다시 민주당에게, 열린우리당에게 2004년도에 152석이라는 과반 의석을 줬을 때처럼, 지난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민주당에 줬을 때처럼 이번에 175석을 민주당에 몰아줬습니다. 이제 민주당은 진영 대결과 여야 정쟁을 넘어서 국정운영의 동반 책임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삼권분립 속에서 행정 권력과 의회 권력이 서로가 서로의 권한과 역할을 고집만할 게 아니라 국민을 중심에 놓고, 국정 운영에 때로는 쓴소리와 비판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기대를 모았던, 희망을 가지려고 했던 631일만의 윤 대통령 기자회견이 너무나 실망스럽고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은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을 정확하게 살펴야 합니다.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민정수석을 부활했다면 민심을 정확하게 찾아서 참모들도, 정진석 비서실장도 레드팀의 팀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서 국정운영의 전환을 포함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늦었을 때가 빠를 때'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분투를 마지않습니다. 감사합니다.

국민의힘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