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올해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교육부 장관으로서는 6년 만에 세월호 기억식에 불참한 데 이어 두번째다. 학생 안전에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교육부 수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총리는 16일 오후 3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10주기 기억식’ 대신 같은 시각 세종시의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안전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세월호 10주기 기억식에는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참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두 행사 모두 중요한 행사로 장·차관이 역할을 분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기억식에 불참하는 대신 세월호 참사 10주기와 관련한 추도사를 통해 “교육부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지난해 4월16일 열린 세월호 9주기 기억식에도 불참했다. 교육부 수장이 기억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7년 이준식 전 부총리가 불참한 이후 6년 만이었다. 당시 이 부총리는 당일 오전 11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안전의 날 행사에 참석했는데, 기억식이 열리는 안산으로 이동할 교통 여건이 불확실한 것을 불참 사유로 설명했다.

교육부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발송한 공문에서도 추모의 의미가 축소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9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보낸 ‘교육부 안전주간 운영 안내’ 공문에서 “교육기관의 안전 의식을 제고하고 안전실천 문화 확산을 추진하기 위해 국민안전의 날(4월16일)이 포함된 4월15일부터 21일까지 ‘교육부 안전 주간’으로 지정·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세월호 참사일 및 이를 전후해 추모 분위기를 저해하는 부적절한 언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복무관리 및 품위유지에 철저를 기해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2022년까지 보낸 공문에선 세월호 참사 추모의 의미를 강조했다. 교육부는 2022년 해당 공문에 ‘4·16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 및 안전행사 계획 안내’라는 제목을 달고, “4·16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이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 학생·교사를 추모”한다고 밝혔다. 국민안전의 날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뒤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이기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한겨레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을 맞이하는 날에 교육부 차원에서도 세월호와 관련된 과제들을 다시 짚어보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끔 교육정책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았어야 한다”며 “세월호 기억식에 차관을 대신 보낸 것은 세월호 참사 10주기 의미를 가볍게 본 것이고, 이주호 부총리의 행보는 매우 아쉽고 부적절하다”고 말했다.